Page 167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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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조종洞曹宗이 아니고 조동종曹洞宗인가?


               그러나 조산본적의 법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단절되었고, 동산양개의 또

             다른 제자인 운거도응雲居道膺 계열이 조동종의 법맥을 계승하면서 ‘오가’

             가운데 임제종과 함께 가장 전승이 오래되었다. 그런데 ‘조동종’이라는 명
             칭에 당시 사람들이 많은 의문을 제기하였다. ‘오가’ 가운데 사제를 병칭竝
             稱한 ‘위앙종’이다. 여기에서 위산영우와 그의 제자인 앙산혜적의 명칭을 따

             서 ‘위앙종’이라고 칭명하는 바와 같이 스승을 먼저 칭하는 것이 당연하므

             로  ‘동조종洞曹宗’이라고  칭명하는  것이  옳다고  하거나,  아니면  ‘조동’의
             조曹는 조산본적이 아니라 조계曹溪 혜능慧能을 뜻한다고 보는 경우도 나타
             났다. 그에 따라 『조정사원祖庭事苑』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명하고 있다.




                  조산曹山은 바로 동산의 사법嗣法 제자인데, 지금 동조洞曹라고 칭
                  하지 않고 조동曹洞이라고 칭하는 것은 또한 마치 혜원慧遠은 혜
                  지慧持의 친형인데, ‘지원持遠’으로 칭하지 ‘원지遠持’로 칭하지 않는

                  것과 같다. 대체로 말하기 편함을 말미암은 것이지 다른 뜻은 없는

                  것이다. 총림叢林에서 혹은 ‘조曹’를 가리켜 조계曹溪라고 하는데,
                  대체로 세예世裔(전법의 전승) 내력의 멀고 가까움을 알지 못하고 망
                  령되이 스스로 끌어다 합친 것이니, 이에 아는 이들은 들을 필요가

                  없는 일이다.   2)






             2)  [宋]善卿編正, 『祖庭事苑』 卷7(卍續藏64, 414c), “曹山卽洞山之嗣子, 今不言洞曹, 言曹洞者, 亦猶慧
               遠卽慧持之的兄, 但言持遠而不言遠持. 蓋由語便而無它. 叢林或指曹爲曹溪, 蓋不知世裔來歷之
               遠近, 妄自牽合, 迺絶知者之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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