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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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째서’라고 방점만 찍을 뿐


           동산수초洞山守初(910~990) 화상에게 한 승려가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동산이 말했다.
           “삼이 서 근이다.”



           “부처를 물었는데 왜 삼이 서 근[麻三斤]이라고 했을까?” 바로 여기에서

          의심을 일으켜야 합니다. ‘왜?’라고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삼이 뭔지, 한
          근은 얼마인지 분석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의심을 하는 데는 학력이 필요 없
          습니다. 초등학교를 마쳤든지 안 마쳤든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땄든지 안

          땄든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라는 의심이 무르익어 의정疑情이 되고

          결국 한 덩이 의단疑團이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마주한 듯 하는 곳에서 결단
          을 내야 합니다. 성철 큰스님께서도 삼서근 화두로 제자들의 공부와 참선
          수행을 점검하셨습니다.

                                               화두는 일종의 기호입니다. 군

                                             대에서 임무 교대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암호와 같은 것입니다.
                                             화두는 스승께서 던져준 언어의

                                             미끼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분

                                             석해서 알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
                                                             • • •
                                             라 ‘왜’, ‘어째서’라고 삼 서 근에 방
          사진 5.  2012년 8월 봉암사 주지 시절 문재인 민주당   점을 찍고 마음을 집중해 나가야
              상임고문의 예방을 받는 원타스님.
                    사진: 불교신문                 하는 겁니다. 방 청소를 하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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