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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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니까야는 그런 설법을 풍부하게 전하고 있다.
<더 좋은/유익한/수준 높은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조건들>에 대한 일련
의 탐구는 마침내 ‘새로운 선정의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조건들의 확보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 정형구로 전해지는 ‘네 가지 부류의 선정 경험[四禪]’
의 원형이 이때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붓다는 이 선정의 즐거움이 감관적
쾌락/행복감보다 수승한 ‘즐거움/행복감’이며, 선정의 즐거움들 가운데서
도 수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즐거움’을 ‘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보게 되었
다. 곧이어 ‘더 좋은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조건들’을 상향적으로 탐구하였
다. 그리고 마침내 ‘선정의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조건들을 확보하기에 이
른다. 이때의 선정은 출가 직후에 배우고 체득했던 전통 선정과는 전혀 다
른 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정의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새로운 조건들
을 알게 되었고, 그 새로운 조건들을 확보함에 따라 새로운 내용의 선정 수
행법을 확보한 것이다. 전통 선정 수행법과는 차별화되는 붓다의 선禪, 새
로운 선법禪法의 기초가 마련되는 순간이다.
모든 현상과 조건을 만나면서도 갇히지 않는 능력
- 새로운 선법
그런데 이 과정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 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더 수승한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조건들의 탐구를 ‘멈추지 않고 지속했다’
라는 점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즐거움이라 부르는 경험현상은
‘조건에 따라’ 발생한다. 특정한 내용의 즐거움은 그것을 발생시키는 특정
한 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정 즐거움에 머물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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