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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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수승한 즐거움을 탐구했다>라는 것은, 어떤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특
정 조건을 붙들어 그것에 머물려고 하지 않았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들은 대개 특정 즐거움에 쉽사리 안주한다. 다시 말해, 특정 즐거움을 발
생시킨 ‘어떤 조건들’에 안주하고자 한다. 지금 경험하는 즐거움을 붙들고
그것의 발생 조건들에 머물려는 것이 보통 인간의 본능적 경향이다. 그런
점에서 고타마 싯다르타의 경우는 매우 특별하다.
현재 경험하는 특정한 내용의 즐거움에 머물지 않으려면, 그 즐거움 현
상과의 밀착을 스스로 거부하고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자발적
거리두기 능력은 두 가지 조건에서 생겨난다. 하나는, 그 즐거움의 속성과
그것을 발생시킨 조건들을 성찰하는 ‘이해능력’이다. 다른 하나는, 그 즐거
움과 발생조건들을 붙들지 않는 ‘마음능력’이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특정
즐거움에 머물지 않고 더 수승한 즐거움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다시 말해
‘더 수승한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새로운 조건들’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이 두 가지 능력에 눈떠 발전시켜 갔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붓다가 된 후의 설법은 이러한 ‘이해능력’과 ‘마음능력’을 열어주는 데 초점
을 두었고,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그 내용과 방식이 갈수록 풍요로워졌을
것이다.
이 ‘이해’와 ‘마음’의 문제는, 붓다의 모든 법설 뿐만 아니라 붓다 이후 불
교의 모든 교학과 수행을 관통하는 요추腰椎라고 생각한다. 니까야/아함을
통해 붓다와 대화하는 작업, 남전南傳과 북전北傳의 대화, 북전 내부의 대
화, 붓다의 정학定學과 선종禪宗 선학禪學의 연관을 통섭적通攝的으로 탐구
하여 불교 고유의 문제해결력을 확인·발전·구현해 가는 전망도, 결국 이
문제로 수렴되고 이로부터 발산된다. <‘이해능력’과 ‘마음능력’에 의한 거
리두기>가 무엇을 의미하며, 삶의 근원적 치유와 행복, 깨달음의 개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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