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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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표현하자면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항상 화두를 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길을 걸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을 때도 항상 화두에 대한 의심
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능엄주와 아비라기도를 하면
서 화두를 들려고 애쓴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제각기 집중을 요구하는 참선과 기도라는 두
가지 수행법을 어떻게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
사진 2. 성철 큰스님 마삼근 친필
각할 수 있을까? 나의 의식을 ‘능엄주 하는 나’ 과 원암스님이 쓰신 대불
정능엄신주.
와 ‘화두 참구하는 나’로 일부러 분열시키면서
화두 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상생활에서의 단순한 행위들, 예컨대 밥을 먹거나 길을 걷는 행위는
굳이 내 의식이 집중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행위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
위들은 화두를 챙기면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기도의 경우는 다르다. 위의 첫 번째 경우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기도라는 행위도 고도의 집중과 몰입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평소에 이
런저런 망상으로 산만해져 있는 나의 의식(마음)을 능엄주를 통해서 온전히
하나로 몰아갈 수 있어야 한다.
기도의 행위에도 나의 온정신이 모아져야 한다. “의식의 적당 부분만 기
도 행위에 할애하고 나머지는 화두를 챙기면 되지.”라는 방식은 그 자체로
기도라는 것을 성의껏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왜 굳이 능엄주를 하면서 화두를 들려고 하는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
고 화두를 들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데, 능엄주에 집중하려는 상황에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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