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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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일제강점기였던 1937년 범어사가 발행한 도첩度牒.
수렴청정을 하던 문정대비는 도첩제를 복원함으로써 도첩이 없는 승려
를 환속시켜 신역에 배정하게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성종 대에 폐지했던 도
첩제를 복원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해 신하들이 상소를 올려 반대하였으
나 명종은 문정대비의 도첩제 복원을 거부할 수 없었으므로 신하들의 요
구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1565년 문정대비 사후 도첩제는 다시 폐지
되었다.
도첩제는 임진왜란 때 다시 부활하였다. 선조 26년(1593) 9월 9일에
비변사에서 “사명당 유정의 승군으로서 수급을 벤 자는 즉시 선과禪科의
도첩을 발급할 것”을 건의하자 선조는 곧바로 윤허하였던 것이다. 이때
는 전쟁이라는 비상시에 승려에게 도첩을 발급함으로써 사기를 돋우고
자 하였을 것이다. 승려의 도첩 발급은 인조 대 남한산성 축조 때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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