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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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를 다 물리친다”. 그때 내가 그렇게 들었어요. 그러고 “선신들이 와서
보호하는 그런 주문이다.” 나는 진즉 외웠지만은 전체적으로 능엄주를 못
외우면 방부를 받지 않아요.
소유욕을 없애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물건이 생겨도 다 사중에 내놓기로
결정했습니다. 한번은 도우스님이 점촌에 나갔다가 누가 세숫비누 좋은 것
을 석 장 줘서 걸망에 넣어 들어왔는데, 그게 좋으니까 자기만 놓고 가만
히 쓸라고 안 내놨어요. 그 보살이 와 가지고 “내가 도우스님께 세숫비누
좋은 것 석장 드렸는데요!” 그래서 그걸 알고는 도우스님을 불러 가지고
“그거 내놓으라.”고 그러니까 “여지가 있습니까?” 비누 다 내놓고 새로 타
다 쓰는 이런 것을 봤습니다.
봉암사 백련암에 있는 우리는 식량을 큰 절에서 받아오지만, 있고 없는
것을 생각도 하지 않고 갖다 먹었거든요. 늘 얻어다 먹으니까 참 마음이 안
됐어요. 그래서 탁발을 나갔어요. 그때는 봉암사에서 가은이라는 탄광촌
까지 아마 사십리 인가 거기까지 걸어다녔습니다. 암만 늦어도 다섯 시 이
후에 먹는 것을 금했어요. 봉암사에 돌아왔는데, 성철스님이 “저녁 먹었느
냐?”고 물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얻어먹었습니다.”, “어떻게 얻어먹었느
냐?”고 말씀하셔요. 가은에서 들어오는데, 어떤 집을 지나는데 불 때는 소
사진 4. 문경 가은 석탄박물관 은성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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