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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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올리는 머리카락
여성들은 때로는 바늘과 실로 공
덕을 쌓기도 하였다. 금빛으로 섬세
하게 표현한 아미타여래삼존내영도
는 망자를 극락정토로 데려가기 위
해 맞이하러 오는 장면을 자수한 수
불繡佛이다. 워낙 정교하여 얼핏 보
면 그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수놓았다. 아
미타여래는 연화 위에 서서 구름을
사진 6. 자수 아미타여래 삼존내영도, 일본, 13
타고 지상을 향해 가는 중이다. 관음 〜14세기.
보살은 망자가 올라탈 연대를 든 채
내려오고 있다.
바탕까지 자수로 호화롭게 꾸며
넣는 것을 총수總繡라고 한다. 수불
은 대부분 극락왕생을 빌기 위한 목
적에서 여성 재가 신도들에 의해 제
작되었다. 내영 장면의 좌우변에는 사진 7. 자수 아미타여래 삼존내영도를 확대한
광배.
정토신앙을 선양한 당나라 승려 선
도善導(613〜681)의 「왕생예찬往生禮讚」 중 「찬불게讚佛偈」를 수놓았다. 여래
의 머리 뒤로 방사되는 빛줄기는 “상호의 광명은 시방을 비춘다.”는 게송
의 구절과 상통한다.
삼존의 나발과 좌우변의 게송은 모두 머리카락으로 수놓았다. 검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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