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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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했고, 1563년까지 섭정으
             로써 정사에 관여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였기에 정치적으로도

             불교 부흥에 힘썼다. 영산회도

             는 문정왕후의 불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다른 비빈
             들이 개인적, 소극적인 차원에

             서  불교미술품을  조성하였다

             면, 문정왕후는 정책적으로 불
             교문화를 확장시키기 위해 적극
             적인 노력을 시도하였다는 차이

             점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불교미               사진 10. 금동관음보살입상, 백제.
             술에 담긴 여성들의 번뇌와 염
             원, 공헌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다. 불교미술 속에서 인간과 보살 혹은

             여신의 모습으로 여성은 재현되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여성은 때로는

             불편한 대우를 받기도 했고, 그것은 일종의 회한으로 남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들의 강인한 여성성은 오히려 찬란한 불교미술에서 든든한 후원자와
             제작자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인다.

               전시를 통해 진흙에서 피어난 청정한 연꽃처럼 사회와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기로서 살고자 했던 여성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6월
             16일까지 계속되며, 국내 소장 작품은 물론 메트로폴리탄, 보스턴, 후쿠오
             카시, 나라, 쾰른 동아시아, 영국 박물관 등에서 온 귀한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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