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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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 멸도하신 후 정법이 없어질 때 수행자들이 약왕과 약상 두보살
          의 이름을 듣고 죄업을 없애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다.(중략)
           약상보살이 과거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설하자, 과거칠불 중 비바시불

          이 찬탄하며, 만약 어떤 이라도 이들 53불 이름을 듣는다면 장차 백천만억

          아승지겁 동안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53불을 칭송한다면 장차
          태어나는 곳마다 시방세계의 부처님을 만날 것이다. 만약 어떤 이가 지극
          히 53불을 공경하며 예배한다면, 사중죄와 오역죄, 방등(대승의 가르침)을

          비방한 죄업이 제거되고 청정하게 될 것이다. [사중죄는 살생殺生, 도둑질偸盜,

          음탕함(사음邪淫), 망어妄語를 말한다. 오역죄는 소승과 대승이 차이가 있으며 대승오역죄
          는 1. 탑, 불경, 불상을 훼손한다. 2. 삼승인(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을 비난한다. 3. 출

          가자의 수행을 방해한다. 4. 소승 오역 중 한 가지라도 행한다. 5. 업보를 부정하고 십불
          선十不善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시기여래·비사부여래·구류손여래·구나함모니여래·가섭여래
          가 이들 53명의 부처님 이름을 다시 찬탄하며, 이들 53불의 이름을 듣거
          나 그 이름을 칭송하거나 공경하여 예배하는 자들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

          은 모든 죄장罪障들을 제거하여 없앨 것이라고 하였다.                 3)



           다음은 우리나라 53불신앙을 살펴보자.
           진평왕(재위 579〜632) 때 활동한 비구니 지혜가 꿈속에서 선도 성모를 만

                                                            4)
          나고 안흥사 불당에 53불의 벽화를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지금까
          지 알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53불신앙이다.
           통일신라시대 53불신앙은 진성여왕(재위 887〜897) 9년(895) 기년이 있는


          3) T1161/664a1∼16.
          4) 『삼국유사』 「감통」편 선도성모수희불사조仙桃聖母隨喜佛事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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