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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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미 10년 전 서당지장의 법을 받고서 도의가 귀국하여 설악산 진전사
에 머물고 있었으며, 실상산문의 홍척과 쌍계산의 혜소가 막 귀국하였을
때였다. 무염과 혜철, 현욱, 도윤 등은 당나라에 들어가 마조의 제자인 서
당지장, 마곡보철, 장경회해 등을 찾아 선법을 배우고 있었다.
당나라에서 구법 활동
범일이 당나라에 머문 기간은 831
년(836년으로 봄)에서 847년까지 16년
이다. 이 기간 당나라는 문종과 무종
이 재위하고 있었고, 신라는 흥덕왕
에 이어 희강왕, 민애왕, 신무왕 그리
고 문성왕으로 이어지며 왕위쟁탈전
이 일어났던 혼란의 시기였다. 범일
은 당나라 땅에서 당 무종이 폐불을
단행하였던 회창 년간(841~847)을 온
몸으로 겪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서 범일은 혜능의 돈오성불頓悟成佛에
대한 분명한 확신과 더불어 이러한 사진 2. 삼척 영은사 소장 범일국사진영.
사진: 월정사.
남종선을 신라 땅에 전파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혜능의 남종선을 본격적으로 중국 땅에 뿌리 내린 두 인물은 강서의 마
조도일과 호남의 석두희천이다. 수많은 선사들이 마조와 석두를 찾아 강
서와 호남을 찾았고, 단하천연과 같은 선사처럼 마조와 석두 모두에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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