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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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7년  33살에
             난포가 귀국할 때
             허당은 그에게 전

             별의  게를  주었

             다. “너는 제방의
                                 사진 4. 허당지우의 묵적 법어.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문을 두들겨 정밀
             한 선의 깊은 뜻을 갈고 닦아 도달해야 할 곳에 드디어 도착하여 다시 일

             본에 돌아가게 되었다. 나는 일체를 분명히 너에게 다 주었다. 지금부터 너

             의 힘으로 일본에서는 날마다 선종이 번영하리라.” 다이오선(大應禪)이 꽃
             피울 것을 예언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경산의 승려들이 송별시를 선
             물했다. 후에 44인의 시를 편찬하여 낸 책의 제목을 『일범풍一帆風』이라고

             했다.



                외교적 활동



               귀국과 관련하여 전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을 향하는 배

             가 있는 항구에 가기 위해서는 산을 넘어야 했다. 갑자기 흰 토끼가 난포
             를 향해 달려왔다. 수십 마리의 늑대가 근처에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난
             포는 토끼를 품에 안고 경문을 외었다. 그러자 늑대들은 산속 깊이 사라졌

             다. 토끼를 놓아 주었지만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앞서 가기까지 했다. 이

             윽고 배가 출항하는 종소리가 들리고 별수 없이 토끼를 다시 품에 안고 승
             선했다.
               배가 현해탄을 건널 무렵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마저 불어 배가 흔들렸

             다. 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때 거칠던 바다 속으로 토끼가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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