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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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6·25전쟁 당시를 회상하는 묘엄스님.

             주 환자가 되어서 돌아가시지는 않았는데 나한테 한글을 가르쳐 주셨습니

             다. 그래서 한글을 내가 ‘가갸거겨’를 배우는 것이 아니고 그 스님이 염불을

             가르쳐주면 그걸 가지고 외워서 한글을 배웠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한글 철
             자법이 갓 해방이 되어 나오지 않았는데, 성철스님께서 서울 가시더니 한글
             철자법 책을 사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서울에서 팔더라고 하시면서.




               ▶  당시 큰스님들이 총림을 세우자고 하셨는데 한국불교사에 어떤 의미
                  일까요?
               총림叢林을 설립하자는 것은 큰 사찰을 맡아서 좀 넉넉하게 살면서 수행

             에 도움이 되게끔 하자는 뜻에서 스님네가 모여서 해인사나 어디 한 군데

             를 정한다는 그런 내용의 이야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총림이 뭔
             지도 모르지요. 글자도 무슨 자, 무슨 자 쓰는 줄도 모르고 나가다가 앉아
             서 듣기도 하고 스님들이 “나가라.” 그러시면 나가기도 하고, 이래서 오다

             가다 막말로 표현하면 그냥 들은 풍월입니다. 그래서 역사적인 가치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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