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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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 초(821년)에 도
의라는 승려가 서
쪽으로 배를 타고
중국에 가서 서당西
堂의 깊은 법력을
보고 지혜의 광명
을 지장智藏에게 배
워 돌아왔으니, 현
계玄契를 처음 말한
사진 3. 설악산 진전사 전경. 사진: 양양군.
사람이다. 그러나
원숭이의 마음에 얽매인 무리들이 남쪽을 향해 북쪽으로 달리
는 잘못을 감싸고, 메추라기의 날개를 자랑하는 무리들이 남
해를 횡단하려는 대붕의 높은 뜻을 꾸짖었다. 이미 교종에 심
취하여 다투어 비웃으며 선법을 마어魔語라고 비방하였기 때
문에 자기의 빛을 지붕 아래 감추고 자취를 깊은 곳에 숨겼다.
신라의 왕성에 전법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설악산의 북쪽에 은
둔하였다.
도의는 귀국하여 경주를 중심으로 선법을 펴고자 하였지만, 당시 교종
의 승려들로부터 마구니의 말을 퍼트린다는 비방을 받았던 것이다. 천책
의 『선문보장록』에는 도의와 화엄종의 지원승통과의 대론對論이 나타나고
있는데, 도의는 무념무수無念無修가 조사선의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고 말하
고 있다.
설악산 진전사에 은거하였던 도의를 만날 수는 없었지만, 체징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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