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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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할  수  있다면  바로  불변
                  역不變易이다. 만약 주재하지 못
                  한다면 바로 변역變易이다. 영

                  가永嘉가 “아득하고 끝없이 재

                  앙災殃과  화禍를  부른다.”라고
                  한 말을 듣지 못했는가.
                  묻기를, “어떤 것들이 아득하고

                  끝없이 재앙을 부르는 것입니

                  까?”라고  하자  “다만  이  모든
                                               사진 3. 문답하는 스승과 제자(ChatGPT로 그린 상상도).
                  것들이다.”라고 하였다. 묻기를
                  “어떻게 면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자 (선사는) “있음을 알면 된다.

                  벗어나서 뭐 하겠는가? 보리菩提, 열반涅槃, 번뇌煩惱, 무명無明 등도

                  전혀 벗어날 필요가 없으며, 나아가 다만 세간의 잡된 일들이 있음
                  을 알면 될 것이지 벗어날 필요가 없다. 벗어나면 바로 ‘변역’과 같
                  아질 것이다. 나아가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며, 보리와 열반 등과

                  같은 재앙은 적지 않다. 무엇 때문에 이러한가? 다만 ‘변역’이기 때

                  문이다. 만약 ‘변역’하지 않으려면 곧바로 부딪치는 곳에서 자유로
                  워져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10)



               비록 장문을 인용하였지만 이 구절은 본적이 제창한 선리禪理를 핵심적


             10)  [日本]慧印校, 『撫州曹山元證禪師語錄』(大正藏47, 530b-c), “欲知此事! 饒令成佛成祖去, 也只這是. 便墮
                三塗地獄六道去, 也只這是. 雖然沒用處, 要且離他不得. 須與他作主宰始得. 若作得主宰, 卽是不變易.
                若作主宰不得, 便是變易也. 不見永嘉云: 莽莽蕩蕩招殃禍. 問: 如何是莽莽蕩蕩招殃禍? 曰: 只這箇總
                是. 問云: 如何免得? 曰: 知有卽得. 用免作麽? 但是菩提涅槃煩惱無明等, 總是不要免, 乃至世間麤重
                之事, 但知有便得, 不要免. 免卽同變易去也. 乃至成佛成祖, 菩提涅槃, 此等殃禍爲不小. 因甚麽如此?
                只爲變易. 若不變易, 直須觸處自由始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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