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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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재조대장경(대비바사론). 사진: 문화재청.
받게 될 것이니 차라리 먹지 않고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하
였다.(『세종실록』 6년, 1424년 1월 2일)
일본 사신 규주와 범령의 단식은 5일간 지속되었다. 그 사이 여러 차례
대신들이 방문하여 음식을 권하였으나 먹지 않다가 1월 6일에 가서야 단
식을 중단하였다. 조정에서는 그들이 단식을 중지할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해 기존에 주기로 한 대장경 1부 및 밀교경판과 주화엄경판에 더하여 금
자金字로 쓴 80권 『화엄경』을 하사하기로 하였다.
그러자 규주 등은 “금자로 쓴 『화엄경』은 저희 나라에서 예로부터 공경하
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니 일본 국왕도 반드시 감사하고 기쁘게 여길 것입
니다.”(『세종실록』 6년, 1424년 1월 8일)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10여 일이
지나서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였다. 『실록』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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