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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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흥사, 도리사 등의 여러 고승들을 포함하
여 여러 유학자들과 교유한 글들이 실려 있
는데, 선비들과 고운계회孤雲契會도 가진 것
같다.
함홍화상이 선교양종규정겸팔도도총섭禪
敎兩宗糾正兼八道都摠攝의 직첩을 받으면서 고
운사의 권위는 한층 높아졌고 그 문도들의
활동으로 더 번창하여 갔다. 이러한 전통은
그 후 사세가 어려웠을 때에도 끊이지 않아
사진 4. 『함홍당집』. 고운사의 강원은 남한 최대 강원이라고 할
정도로 납자들이 몰려들어 공부의 열기로
뜨거웠다. 함홍화상도 서산대사처럼 자신의 진영을 보고 화상찬畵像讚을
직접 지었다.
그대는 내가 아니고 나도 그대가 아니다. 만약 그대가 나라면 왜
말소리도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한가? 내가 그대가 아닌데
또 어찌하여 불자를 든 모습이 7할쯤이나 비슷한가? 아, 그대는 한
폭 흰 비단 위에 그려진 얼굴이고 나는 오온五蘊으로 된 몸이라네.
그대나 나나 모두 참이 아닌데, 어찌 참이 아닌 것에서 참을 깨달
을 수 있겠는가. 쯧쯧.
爾非我。 我非爾。爾若我。 乃何聲音笑談之寂然無聞。 我非爾。 亦何塵
拂影形之七分相似。噫。 爾是一幅素綃面。 我是五蘊積陰身。 爾耶我耶
俱非眞。 安得非眞中悟眞。 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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