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P. 154

사진 1. 희양산 봉암사 전경.  사진: 봉암사.


          란기에 접어든다. 중국은 907년에 당나라가 멸망하고 960년 송나라가 건
          국될 때까지 오대십국으로 분열되었으며, 한반도 역시 900년 후백제가 세
          워진 이후 후삼국으로 분열되어 지방의 호족 세력이 할거하여 경쟁하는 혼

          란기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 중국의 선종은 만개滿開하여 선의 황금시대를

          이루었고, 마조계에서 점차 석두계로 그 주도권이 넘어가게 된다.
           후삼국 시기 한국 선종 내부의 큰 사건을 살펴보면 도선의 풍수·도참
          사상의 유행과 사무외대사(이엄·여엄·형미·경유)의 출현 그리고 긍양에 의

          해 희양산문의 법맥이 북종선에서 남종선으로 교체된 것을 들 수 있다. 이

          모두가 고려 건국의 정당성을 뒷받침해주는 사건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
          고 있다. 어쩌면 고려의 건국으로 인해 다양한 선사들의 활동들 가운데 지
          워지지 않고 남아 있거나, 사실 이상으로 더 부풀려진 것들일 수도 있다.

           희양산문의 개조는 지증국사智證國師 도헌道憲(824~882)이고, 개산조는



          152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