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P. 172
비예산 출가와 입송 구법
현대 불교권에서 도겐만큼 소환되는 인물은 드물 것이다. 혼란한 문
명의 주체이자 객체인 인간에 대한 물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도겐의 언
어는 새롭게 해석된다. 무엇이 이토록 그를 문명의 중심으로 불러들
일까? 어쩌면 그가 살았던 시대와 다름없는 한계상황에 놓인 인간이
그의 진지한 구도자적 행위에 깊은 신뢰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알 듯
모를 듯한 그의 언어를 해석해 보지 않은 일본의 지성인들은 거의 없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겐의 정신세계는 무궁무진한 보고다.
도겐은 13살에 비예산 천태종의 본산에 출가했다. 그는 수학 중에 “인
간은 본래 불성을 갖추고 있는데도 왜 삼세제불은 발심해서 깨달음을 구
했는가?”라는 의문이 일었다. 해답을 구하던 중 교토 건인사에 주재하던
사진 2. 비예산 천태종 본산 연력사. 사진: 손대현.
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