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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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 진언의 속도가 빨라지면 소리도 가늘어야 소리의 음이 분명해집니다.


                소리로써 각覺의 영역을 활성화시키는 수행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그걸 왜 하는지 모르겠네……”
               한 보살님이 어느 날 가족과 외식을 하며 나누던 대화 중에 남편으로부
             터 이런 얘기가 나왔다며 들려준 일이 있습니다.

               “능엄주는 내용이 아니라 소리가 중요한 것이래. 그리고 그 소리에는 공

             덕이 있다고 하셨어……”
               이렇게 아는 지식을 꺼내놓기 시작하였는데, 그만 대학생 딸이 공덕功
             德이란 말에 피식 웃더랍니다. 그래서 정림사에서 배운 대로 2대의 실로폰

             건반 실험을 예로 들며, 소리의 진동이 같은 주파수대의 사물에 영향을 미

             친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었더니 그럴 수 있다며 공감을 하더랍니다.
               진언(다라니)은 그 글이 갖는 내용보다는 소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
             래서 분명 뜻이 있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진언은 번역하지 않고 음을 그대

             로 옮겨 놓습니다. 이것이 경전을 보는 이유와 다른 점입니다. 경전은 부

             처님의 가르침을 배워서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내용을 중요하게 여
             깁니다. 그 가르침을 이해할수록 나의 사고思考는 깊이와 넓이를 더해갈 수
             있고, 가르침을 지침 삼아 닦음의 방향을 바르게 잡아갈 수 있습니다. 반

             면에 실참實參 수행은 실제로 가는 행위입니다. 가서 이해한 것을 확인하

             는 행위입니다. 진언 수행은 바로 이 확인하는 실참 수행법의 하나인 것입
             니다.
               몇 년 전에 모 방송국에서 다큐스페셜로 보여준 <소리가 약이 된다>라

             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런 실험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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