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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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그윽한 명품악기(각의 영역-8식)가 있는 줄
             도 모른 채 값싼 악기(현재의식-분별식-6식)만을 자기 악기의 전부로 여기고
             연주(마음작용-생각)하고 있는 셈입니다.

               진언 수행은 내용을 이해함으로써 자기 발전을 도모하는 수행이 아닙니

             다. 소리로써 공명시켜 각의 영역을 활성화시키는 수행법입니다. 이런 이
             유로 진언은 내용이 아니라 소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식을 ‘지금 여기에’ 두고 ‘담기는 소리’로써 한 음 한 음 크게 분명하게 내

             야 합니다.

               입으로 내는 소리가 빠르고 분명해지고 보지 않고 능엄주를 쓸 수 있게
             되면 비로소 음독 뿐 아니라 묵독黙讀도 해 봅니다. 상황에 따라 음독, 묵
             독을 자유자재하게 해 봅니다. 묵독은 입은 말할 것도 없고 혀가 조금이라

             도 움직이지 않아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그것은 묵독이 아니

             라 음독이 됩니다.
               음독뿐 아니라 묵독을 할 수 있게 되면 소리를 선線으로도, 점點으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한 음 한 음이 소리라는 선율

             을 이루는 것이기에 때론 숲을, 때론 나무를 보면서도 보고 있는 위치를 놓

             치지 않고 지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정림사 일행스님의 글을 더 보실 분은
                       https://cafe.daum.net/jeonglimsarang을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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