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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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트에서는 간다라어를 카로슈티 문자로 필사한 법장부法藏部 소속 불교
             사본 두루마리들이 발견되었다.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으로 기원전 2세기
             까지 소급되는 이 문헌들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교문헌으로서 초기불

             교 자료의 범위를 확대시켰다. 또한 티베트어로 번역되어 산재하던 초기

             불교 경전들이 종합·편집되어 이들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빨리 문헌
             들과 비교되어 출판되었다.
               아울러 바미안(Bamiyan)에서는 3〜8세기에 걸쳐 필사된 불교 혼성 산스

             크리트로 적힌 사본들이 발견되었는데, 그 내용은 아함·율律·아비달

             마·대승경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길키트(Gilgit)에서 발견된 것으
             로 추정되는 설일체유부의 『장아함경』 산스크리트 사본은 8세기 후반에 필
             사된 것으로, 비록 파편이지만 상당한 분량이 세계 각지에 산재해 있는 것

             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상응하는 한역漢譯 『장아함경』과 산스크리

             트 『장아함경』의 배치와 숫자가 다르다는 점은 각 지역 부파마다 독자적으
             로 편찬한 경전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1)
               이러한 문헌들의 발굴과 그에 대한 문헌학적 연구는 니까야 경전 문헌

             들이 누리던 종래의 지위와 권위를 약화시켰다. 빨리어 니까야 문헌이 누

             리던 ‘초기불교 탐구의 유일한 고층古層’이라는 지위는 문헌학에 의해 훼손
             되었다. 시기적으로도 빨리어 니까야 문헌의 형성 추정 시기와 버금가거
             나 더 오래된 다양한 문헌들이 등장하고, 현존 니까야 문헌 내부에서도 형

             성 시기의 층을 달리하는 문헌들이 병존하며, 동일 경전이라도 판본에 따

             라 내용상의 차이가 목격된다. 이런 사실은 ‘니까야 경전은 고스란히 붓다
             의 육성이다’라는 상좌부적 신념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1)  이와 관련된 문헌학적 연구 현황은 『불교학연구』 66호(불교학연구회, 2021)의 ‘초기불교 다시 보기 – 학문
               적 반성과 과제’에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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