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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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면 현실적으로 비구니들의 동성
애 행위는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웠
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여기
서 우리는 불교 교단이 동성애를 금
지한 가장 큰 이유가 동성애 행위
그 자체의 비종교성 때문이라기보
다는 교단의 화합과 질서를 어지럽
힐 수 있는 풍기문란 사범이기 때문 사진 6. 미국의 티베트 불교 학자 호세 카비존
(José I. Cabezón).
이었다는 포르의 분석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8)
불교 전통은 다른 종교들에 비해 성과 관련된 쟁점들에 상대적으로 무
관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불교가 출가수행자의 길을 권장했던 반
면, 초기 경전들이 ‘마을의 습관’이라고 불렀던 남녀의 성행위를 부정적으
로 보도록 가르쳤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불
19)
자는 붓다 당시의 불자들이 아니다. 무상의 본질은 곧 변화의 수용이다. 우
리가 꿈꾸는 미래지향적인 불교는 개개인의 일상적 행복을 존중하는 차원
에서라도 동성애를 포함한 성 일반의 향유와 관련된 입장을 포괄적으로 재
정립할 때가 되었다는 문제의식의 공유를 제안한다.
포르의 또 다른 저술인 Bernard Faure, The Rhetoric of Immediacy: A Cultural Critique of
Chan/Zen Buddhism(Princeton,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1), pp.231-257도 불교의 동성
애 관습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18) Bernard Faure, The Rhetoric of Immediacy: A Cultural Critique of Chan/Zen Buddhism(Princeton,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1), p.257.
19) Damien Keown, op. cit.,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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