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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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시킴주의 관문인 랑뽀Rangpo 체크포스트.
곳은 이런 개고생을 감내할 정도로 확실히 매력적이고 환상적이기는 하다.
어느 독자들은 내가 “안나푸르나에 10년씩이나 살고 있는데, 무슨 욕심을
더 내느냐?”라고 힐문하실 것이다. 하지만 사실 장엄한 강첸중가
1)
(Kangchen-Junga) 설산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도 있는 기대감은 웬만한
어려움 정도는 감내할 만큼 설렘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곳 도
처에 산재해 있는 고색창연한 고대사원들의 체취를 맡을 수 있는 뿌듯함
과 또한 그곳 원주민들과의 이질적인 접촉에서 오는 신선함 같은 것도 뿌
리치기 어려운 유혹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를 이곳으로 향하게 만드는 키워드는 따로 있
다. 그것은 바로 자칭타칭 ‘티베트통’으로 불리는 나만의 확신, 즉 “이
곳이 바로 샹그릴라의 실제 무대인 ‘바율 데모종Bayul Demojong’이다.”
1) 강첸중가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거봉(8,586m)으로 8천m가 넘는 5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하여 ‘5개
(Junga)의 눈의 보고(Kangchen)’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제2봉인 서봉은 8,505m인데 위성봉이면서
도 ‘얄룽캉’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불리며 독립봉으로서 인정받고 있어서 최근에는 로체샤르(Lhoche
Shar, 8,382m)와 함께 8천m 이상의 고봉을 의미하는 14좌에 더해 16좌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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