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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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우리는 고통스러운 자아에서 벗어나 순수한 인식 주관으로서

                  객관과 완전히 하나가 될 것이다.         2)



               쇼펜하우어는 자아가 사라지고 객관에 의해서 모든 고뇌에서 벗어난 상

             태를 ‘별세계’라는 평범한 단어로 지칭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천재성은
             적절한 인용과 함께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평범한 단어들로 표현해 낸 것
             에 있습니다.

               자아가 사라지고 고통스러운 자아에서 벗어난 경험을 한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 경험을 표현하려 했지만 적절한 용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21세기가 되었으나 인류는 아직도 그 경험을 표현할 적절한 용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인류는 결국 ‘그것’, ‘이것’, ‘그’, ‘너’ 등의 일상적 대명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런 대명사는 직관적으로 진리를 지칭하기에 적합

             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뜻이 분명하지 않고 비논리적이라 듣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중국의 선종사에도 ‘이것’이라는 말이 등장합
             니다.

               조동종을 개창한 동산양개(807~869)는 영묵에게 배웠고, 다음에는 남전,

             위산에게 참례했으며, 위산의 권유로 운암(782~841)을 방문하여 마침내 그
             법을 이어받았습니다. 동산이 운암을 찾아간 시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대
             략 30세 전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운암은 55세 전후였을 것입니다. 동

             산은 운암에게 무정설법을 비롯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다시 행각에 나섭

             니다.





             2)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818), 38. 미적 만족을 느끼는 주관적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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