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5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P. 155
다. 아직 깨달음에 도
달하지 못했다고 하더
라도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
도 분명 사는 맛이 달
라질 것입니다.
대자연에서는 식물
도 동물도 내재된 생명
의 숭고함으로 빛이 납
니다. 산길에 화려한
악센트를 주는 원추리
꽃도 피었군요. 산은
햇살 하나 낭비하지 않
고 구석구석 농밀한
사진 3. 근심을 잊게 한다는 원추리꽃.
생명의 잔치를 보여줍
니다. 이 산엔 고사리도 많고, 까치수영, 으름덩굴, 개모시풀도 많습니다.
나무에 녹음이 많듯, 풀들 또한 자신만의 작은 그늘 위에 떠 있습니다.
오늘 특히 기뻤던 것은 작은 박새의 노래를 끊임없이 들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묘비에 “쯔비 쯔비” 두 음절만 새겨 달라던 로자 룩셈부
르크(1871~1919)를 생각합니다.
6)
쯔비 쯔비, 그것은 박새의 울음소리인데 우리가 어찌 그 소리를 흘려듣
겠습니까.
6) 로자 룩셈부르크, 베를린 감옥에서 「마틸다 야코프에게 보낸 편지」.
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