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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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1447) 7월에 『석보상절』이 완성되자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시의

             형식으로 읊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지었다.



                  높고도 큰 석가부처님의 한 없고 가이없는 공덕을
                  여러 겁이 지나도 어찌 다 여쭈리.

                  세존의 일을 말씀해 올리겠으니,
                  만 리 밖의 일이시지만 눈에 보는 듯이 여기십시오.

                  세존의 말씀을 말씀해 올리겠으니,
                  천년 전의 말이시지만 귀에 듣는 듯이 여기십시오.



                세종은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경을 필사하고 수륙재를 베풀

             었다. 또한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불경을 한글로 번역하도록 하였다. 뿐
             만 아니라 직접 훈민정음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찬양하는 글을 지었다.

             소헌왕후의 사망 이후 불교 신앙이 한층 깊어졌던 것이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불교에 대한 신앙이 그 내면에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는

             그의 정치적 배불과 불교에 대한 신앙이 서로 다른 맥락에서 이루어졌음

             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외면적으로는 배불排佛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불교
             를 신앙한 신불信佛 임금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종수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불교학과에서 석사학위, 사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 교수와 조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국립순천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역서로 『운봉선사심성론』, 『월봉집』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조선후기 가흥대장경의 복각」, 「16-18세기 유
               학자의 지리산 유람과 승려 교류」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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