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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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그럴 수도 있어야 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음식의 양에 있어서

          도 중도적 식사법은 매우 중요합니다. 음식을 과하게 탐하고 한 가지만
          을 고집하는 식사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배고픔과 포만감을

          기준으로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게 적절한 식사량도 매우 중요합니다.



            음식 쓰레기 없는 발우공양



            스님들이 발우공양을 할 때 첫술을 드실 때까지 여러 차례 의식을 행
          합니다. 또한 공양을 마친 다음에도 몇 단계의 의식을 행합니다. 발우공

          양 내용은 묵언작법과 식당작법으로 구분합니다. 묵언작법은 일상의 발
          우공양이고, 식당작법은 불가의 큰 행사에서 치르는 것입니다. 스님들이

          일상식으로 발우공양을 행할 때 게송은 14편입니다. 발우를 내려서 자리
          에 앉아 발우를 펴는 것을 시작으로 발우를 거두고 대중공사에 이르기

          까지 매 순간순간이 알아차림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과정입니다. 밥을 먹
          는 순간에만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이 음식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도움

          을 준 수많은 인연을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식탐에서 벗

          어나고 의도와 결과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발우공양은 잔반이 남지 않습니다. 먹을 양만큼만 발우에 담기 때문
          입니다. 음식을 과잉 소비하면서 더욱 심각해진 음식 쓰레기는 환경오염

          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발우공양의 식사법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식사법이며 환경친화적인 식사법입니다. 18세
          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미식철학가 장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은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 보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가 ‘미식예찬’에 남긴 말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취향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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