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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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을 넘어서 음식에 깃든 사회, 문화적으로 수많은 함의를 내포한 이야
기입니다.
모든 것이 너무 쉽고 빠르게 달려가는 세상입니다. 한 그릇의 밥과 한
권의 책이 우리 삶에 어떠한 흔적을 남길까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하는
것이 세련된 질문이 아닐지 모르지만 음식을 먹는 것처럼 책을 읽고, 책
을 읽는 것처럼 음식을 살펴야겠습니다. 브리야 사바랭의 말을 인용하여
“당신은 음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당신
이 누구인지 말해 주겠습니다.”로 바꾸어 질문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자연에 의존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상생하기 위해 우
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간은 자연에 의존해서 살아야 건
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양이라는 의미를 새기면서 가족을 위
해 밥을 짓고, 정성으로 상을 차리는 과정까지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
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공장에서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농장에
서 나오는 음식을 먹고,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백로와 추분이 있는 9월
9월에는 24절기 중 백로와 추분이 들어 있습니다. 또 백로와 추분 사
이에는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가 있으니 마음이 아주 바쁜 달이기
도 합니다. 햅쌀을 활용하여 송편을 빚었고, 오곡백과가 풍요로운 날이
었으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이 생겼을 정도로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입니다.
산초 열매가 여물어 가고 식물의 열매와 뿌리에 영양분이 가득 채워
지는 시기입니다. 늙은호박이 여물어 가고 호박꽃은 마지막 열정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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