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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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만성불’ 비록 이미 진리를 끝까지 알았지만 보현의 행원을 따라 보
살의 단계를 거치면서 널리 보살도를 닦아서 수행이 고루 갖추어지
고 지혜와 자비가 원만해지기 때문에 수행이 원만한 성불이라 한다.
이 행만성불의 과덕果德을 말하면 오직 보현행으로써 불도를 이루는
것뿐이나 삼신三身을 논하면 여기에도 한 부처와 두 보살이 있다. 비
록 세 사람이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특히 수행이 쌓여서 부처를 이룬
다는 쪽으로 논하기 때문에 부처를 이루는 공功이 보현에게 있다.
다음으로 ‘시현성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시현성불’은 앞의 이치를 증득한 성불과 수행이 원만한 성불이 스
스로의 행으로 부처를 이루는 것이었다면, 여기서는 중생을 위해
부처를 이루는 팔상성도八相成道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시현성불이라 하는 것이니, 이 팔상의 성도는 보신報身과 화신化身
일 뿐 진신眞身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경에 “여래께서는 세
상에 나오시지도 않았고, 열반에 드신 일도 없지만 본원의 힘으로
자재한 법을 나타내 보인다.”라고 했는데, 이 경은 보신불과 화신불
을 통해서 진불眞佛을 가리킨 것이다. 또 경에서 “내가 성불한 뒤로
한량없는 아승기겁이 지났다.”라고 하였으니, 석가여래께서 한량없
는 겁 이전에 이미 행이 원만한 대각을 이루었으나 중생을 위해서
정각 이루심을 이제야 나타내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순지의 삼편성불론에서 증리는 깨달음, 행만은 실천, 시현은 교화를
말한다. 깨침과 자비, 돈오와 점수의 과정을 통한 내증외화內證外化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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