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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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종과 임제종의 사빈주
『인천안목』 권3에 실린 명안明安의 ‘오위빈주五位賓主’에서는 다음과 같
이 기술하고 있다.
정중편正中偏은 바로 자비를 베풀어 접물接物하게 하는 것으로, 곧
주인 가운데 손님이 있음[主中賓]이요, 바로 제일구인 사람을 빼앗음
[奪人]이다. 편중정偏中正은 비춤[照]과 용用이 있는 것으로, 바로 손
님 가운데 주인이 있음[賓中主]이요, 제이구인 경계를 빼앗음[奪境]이
다. 정중래正中來는 바로 기특하게 받아들임으로, 주인 가운데 주인
이 있음[主中主]이요, 제삼구인 사람과 경계를 모두 빼앗음[人境俱奪]
이다. 겸중주兼中主는 바로 있음도 아니고 없음도 아님[非有非無]으
로, 곧 손님 가운데 손님이 있음[賓中賓]이요, 바로 사람과 경계를 모
두 빼앗지 않는 것[人境俱不奪]이다. 겸중도兼中到은 격格을 벗어나 자
재自在하니, 사구四句를 떠나고 백비百非를 끊으니, 묘함이 다한 본
래 없음[本無]의 묘함이다. 10)
여기에서는 정편오위를 조동종의 사빈주四賓主와 연결하여 해석하고
있음이 두드러진다. 이 사빈주는 임제종의 사빈주와는 서로 다른 사상
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 앞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임제종의 사빈주는 첫
째, 손님이 주동적으로 주인을 보는 상황을 말하는 빈간주賓看主, 둘째,
10) “正中偏, 乃垂慈接物, 卽主中賓, 第一句奪人也. 偏中正, 有照有用, 卽賓中主, 第二句奪境也. 正
中來, 乃奇特受用, 卽主中主, 第三句人境俱奪也. 兼中主, 乃非有非無, 卽賓中賓, 乃人境俱不奪
也. 兼中到, 出格自在, 離四句絶百非, 妙盡本無之妙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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