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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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에 나타난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명안은 조동종의 ‘오위’와 ‘사빈
             주’를 함께 논하면서 임제가 제창한 탈인

             불탈경奪人不奪境·탈경불탈인奪境不奪人·
             인경구탈人境俱奪·인경구불탈人境俱不奪의

             사료간四料簡을 인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
             다. 명안, 즉 대양경현大陽警玄(943~1027)은
                                                     사진4. 대양경현 선사
             오대五代와 송초宋初에 활동하던 조동종
             선사이다. 오대로부터 송대에는 중국불교가 임제종과 조동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면서 점차 대립이 발생하였던 까닭에 명안이 임제의 제접법
             을 인용하고 있는 점은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양개나 본적의 어

             록에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사상적 내용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명안의 시기에는 여전히 오가의 선사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서로의 사

             상을 섭수攝受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편오위는 조동종의 핵심적인 선사상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대부분

             의 조동종 선사들이 그에 대한 해석과 게송 등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정편오위는 공훈오위功勳五位, 군신오위君臣五位, 왕자오위王子五位 등 다
             양하게 전개되고, 나아가 이 오위설을 주역周易의 괘상卦象과 연계하여
             설하고 있다. 그에 따라 여기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정편오위를 논하였

             고, 그로부터 나타난 조동종의 제접법인 사빈주를 언급하였다.





                김진무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남경南京대학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 불
               교문화연구원 부교수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 교수. 저서로 『중국불
               교 거사들』, 『중국불교사상사』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조선불교통사』(공역), 『불교와 유학』, 『선학과 현학』,
               『선과 노장』, 『분등선』, 『조사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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