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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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는 주간빈主看賓, 셋째, 찾아온 손님이나 맞는 주인
이 모두 주인이 되어 만나는 주간주主看主, 넷째, 손님이나 주인이 모두
손님으로 전락하는 빈간빈賓看賓이다.
그렇지만 조동종의 사빈주는 위의 인용문과 같이 주중빈主中賓·빈중
주賓中主·주중주主中主·빈중빈賓中賓이다. 『인천안목』 권3에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사빈주는 임제종의 (사빈주와) 같지 않다. ‘주중빈’은 체體 가운데 용
用이고, ‘빈중주’는 ‘용’ 가운데 ‘체’이며, ‘빈중빈’은 용중용用中用으로
머리 위에 다시 머리를 놓음이고, ‘주중주’는 사물과 나를 모두 잊
고[物我雙忘], 사람과 법이 모두 사라지며[人法俱泯], 정위正位와 편위
偏位가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11)
이로부터 조동종의 주主는 체體, 이理를 가리키며, 빈賓은 용用, 사事를
가리키는 것임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조동종의 사빈주는 철저
하게 정편오위의 입장에서 논해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임제종과 조
동종의 사빈주를 비교하는 것에는 복잡한 사상적인 측면도 있지만, 간
략히 말하자면, 임제종의 사빈주는 무엇보다도 선사와 학인의 만남을
통하여 선리를 깨우치게 함, 즉 돈오頓悟를 이루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한
다면, 조동종에서는 사실상 본래면목의 현성現成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고 할 수 있다. 이는 조동종의 체용體用과 이사理事의 원융을 더욱 중시
11) [宋]智昭集, 『人天眼目』 卷3(大正藏48, 320c), “四賓主, 不同臨濟. 主中賓, 體中用也; 賓中主, 用中
體也; 賓中賓, 用中用, 頭上安頭也; 主中主, 物我雙忘. 人法俱泯, 不涉正偏位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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