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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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뿐만 아니라 신유학의 정호
程顥(1032~1085)도 “인간이 욕심 때문에
하나 됨을 잃어버리고 분리의 세계에
살고 있다… 사람이 만물과 혼연동체
渾然同體라는 진리를 깨닫는 것은 무한
한 기쁨의 원천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웃 종교뿐만 아니라 사상가 중에
도 화엄적 사고를 한 이들이 여럿입니
사진 5. 윌리암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 다. 그중 대표적인 예로 몇 분을 소개
〜1827).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로
화엄적 사유가 담긴 시를 남겼다.
하면 첫째, 영국의 신비주의 시인 겸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입니다. 그는 「무죄의 전조」
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습니다.
모래 한 알에서 세계를 보고
들꽃 한 송이에서 하늘을 보기 위하여
그대 손바닥으로 무한을 붙들고
이 한 시간 속에서 영원을 잡으라.
영국 문학사에서 크게 공헌한 존 던(John Dunne, 1572~1631) 신부도 비슷
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외딴섬일 수 없다. (중략)
어느 한 사람이 죽으면
그것은 그만큼 나를 줄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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