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P. 95

는 말들은 깨워 풀을 먹이고, 나가는 말들은 잡아서 구유 옆으로 끌어

             다 놓기를 반복한다. 말들 역시 손오공이 나타나면 귀를 붙이고 발을 구
             르게 된다. 손오공을 주인으로 애착하는 것이다. 말나식이 아뢰야식을

             그 뿌리로 애착하여 따르고 의지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이로 인해 말들이 포동포동 살이 쪘다는 데 있다. 자아의식이

             팽창한 것이다. 손오공이 정해진 직책을 내던지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살찐 자아의 말을 품은 손오공이 그 자리에 편안히 있

             을 리 없는 것이다. 중국어에서는 남의 비위를 잘 맞추고 아첨하는 것을
             말의 엉덩이를 토닥거려 준다[拍馬屁]고 표현한다. 말은 잘 감시해야 하는

             것이지 비위를 맞춰주고[弼] 살을 찌게 하고, 엉덩이를 토닥거려 주어서
             는 안 되는 것이다.



                하늘의 장군들-거령신과 나타태자



                천상에서는 임무를 내던지고

             지상으로 내려간 손오공을 잡으러

             장군들을 파견한다. 탁탑천왕托塔
             天王이 하늘의 군대를 이끄는 사령
             관이 되어 이들을 지휘한다. 탁탑

             천왕은 원래 당나라의 개국을 이

             끈 대장군이었는데 지상에서의 공
             으로 하늘에서 동일한 벼슬을 받

             은 신장이다. 다른 한편 탁탑천왕
             은 사천왕의 대표인 북방 다문천                 사진 4. 손오공과 거령신.



                                                                          93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