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4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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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마음이 부처이니라.부처는 곧 마음이니,마음과 부처가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 것이다.마
음을 떠나서는 따로 부처가 없느니라.”
“ 만약 자신의 마음이 부처라 한다면,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오
시어 어떻게 그것을 전수하셨습니까?”
“ 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오셔서 전한 것은 오직 마음의 부처이
니라.즉 너의 마음이 본래 부처임을 바로 가르쳐 주신 것이며,
마음과 마음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조사라 부르느니라.만약 곧
바로 이 뜻을 깨닫는다면,곧 3승의 모든 지위를 단박에 뛰어넘
어서 본래의 부처인 것이니,결코 점차로 닦음에 의지해서 이루
는 것이 아니니라.”
“ 만약 그렇다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무슨 법을 말씀하십니까?”
“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시사 오로지 한마음의
법만을 말씀하시니라.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마하대가섭에게 그것
을 은밀히 부촉하셨느니라.이 마음법[心法]의 본체는 허공계를
다하여 온 법계를 두루하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의 이치라고 부
른다.이러한 법을 논하건대 너는 어찌 언어․문자로써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또한 한 기틀,한 경계 16 위에서 결코 심법(心
法)을 볼 수 없는 것이니,오로지 묵묵히 계합할 따름이니라.이
하나의 문을 얻는 것을 이름하여 하염없는 법의 문[無爲法門]이
라 한다.만약 깨쳐 알고자 한다면 다만 무심을 알아야 한다.홀
연히 깨치면 곧 되는 것이요,만약 마음을 써서 배워 깨달으려
하면 그럴수록 더욱더 멀어지느니라.갈라진 마음과 모든 취사
(取捨)하는 마음이 없어서,나무와 돌 같은 마음이 되어야만 비
*16한 기틀,한 경계[一機一境]:기(機)란 납자를 지도하는 한 수단 또는 한 관문을 뜻
하며,경(境)이란 외부의 사물을 빌려서 진리를 표현하는 형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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