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5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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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소 도를 배울 분(分)이 있느니라.”
                “ 지금 갖가지 망념이 있는데,스님께서 어찌하여 없다고 하십
              니까?”
                “ 망념은 본시 본체가 없는 것인데,너의 마음이 허망하게 일으
              킨 것이다.만약 네가 마음이 부처임을 안다면,마음은 본래 허망
              함이 없는 것이어늘,어찌 마음을 일으켜 다시 망념을 알려 하느
              냐?네 만약 마음을 내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연히 망념
              은 없을 것이다.그러므로 말하기를 ‘마음이 일어나면 갖가지 법

              이 나고,마음이 없어지면 갖가지 법이 없어진다’고 하였다.”
                “ 지금 바로 망념이 일어날 때 부처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 네 지금 망념이 일어난 것을 깨달았을 때에,그 깨달음이 바
              로 부처님이다.그런 가운데 망념이 없다면,부처 또한 없느니라.
              무엇 때문에 그러한가?네가 마음을 일으켜 부처의 견해를 지어
              서 문득 이룰 만한 부처가 있다고 하며,중생의 견해를 지어서
              제도할 중생이 있다고 하는데,마음을 일으키고 생각을 움직이는
              것이 모조리 너의 견해가 작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니라.만약 일
              체의 견해가 없다면 부처는 어느 곳에 있겠느냐?마치 문수가

              부처라는 견해를 일으키자마자 바로 두 철위산 지옥에 떨어진
              경우와 같은 것이다.”
                “ 이제 바로 깨달았을 때 부처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 물음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깨달음은 무엇으로부터 일어
              났느냐?일상의 어묵동정간에 모든 소리와 빛깔이 모두 불사(佛
              事)아님이 없거늘 어느 곳에서 부처를 찾겠느냐?머리 위에 머
              리를 얹지 말며,부리 위에 부리를 더하지 말라.그저 다른 견해
              만 내지 않으면 산은 산,물은 물이요,승(僧)은 승,속(俗)은 속
              일 뿐이니라.산하대지와 일월성신이 모두 너의 마음을 벗어나지
              않으며,삼천대천 세계가 모두 너의 본래면목인 것이다.그런데






                                                       제3권 전심법요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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