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3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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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법으로 제어한 다음에 비로소 조복시킨
              다’고 하였다.그러므로 마음이 나면 갖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
              이 없어지면 갖가지 법이 없어지느니라.그러므로 일체 법이 마
              음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진 것이며,인간․천상․지옥․6도․아
              수라가 모두 마음으로 인하여 만들어진 것임을 알아야 한다.지
              금 당장이라도 무심하기만 하면 모든 반연은 단박에 쉬게 되며
              망상 분별을 내지 않으면 남도 없고 나도 없으며,욕심과 성냄도
              없고,밉고 고움도 없으며,이김도 짐도 없느니라.

                허다한 여러 가지 망상을 없애 버리기만 하면 자성(自性)은 본
              래부터 청정한 것이니,곧 깨달음의 법을 수행하여 부처님과 나
              란히 되는 것이니라.만약 이 뜻을 알지 못한다면,설사 널리 배
              우고 부지런히 수행하며,나무 먹이를 먹고 풀옷을 입는 고행을
              한다 하더라도 자기의 마음은 알지 못한 것이니라.그것을 모두
              삿된 수행이라고 하며 모두 다 천마(天魔)․외도․물과 뭍의 여
              러 귀신 놀음을 하는 것이니,이같이 수행한들 무슨 이로움이 있
              느냐?지공이 말하기를 ‘본래 몸은 자기의 마음이 짓는 것이어
              늘,어찌 문자 속에서 구하리오?’하였다.지금 자기 마음을 알아

              서 사량분별하는 망상을 쉬기만 하면 6진의 번뇌가 저절로 생겨
              나지 않는다. 유마경 에 이르기를 ‘오직 침상 하나만 두고 병들
              어 누워 있다’고 하였는데,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은 것이니라.
              지금 앓아 누워서 반연을 모두 쉬어 망상이 그쳐 없어지면,그것
              이 바로 보리이니라.
                지금 만약 마음속이 분분히 시끄러워 안정되지 않았다면,너의
              배움이 비록 3승․4과․10지의 모든 지위에 이르렀다 해도 아직
              범․성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함이 옳다.모든 행위는
              끝내 덧없음으로 돌아간다.모든 것은 힘이 다할 때가 있게 마련
              이니,마치 화살을 공중에 쏘면 얼마 안 가 힘이 다해 땅에 도로






                                                       제3권 전심법요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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