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0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P. 310
면 모두가 똥이나 삘삘 싸는 형편들인데,그래도 귀종이 조금 나
은 편이다.”
대사께서 염관(鹽官 ?~842)의 회하에 있을 때에 대중(大中)
황제는 사미승으로 있었다.대사께서 법당에서 예불을 드리는데
그 사미승이 말하였다.
“부처에 집착하여 구하지 않고,법에 집착하여 구하지 않으며,
대중에 집착하여 구하지 않는 것이어늘,장로께서는 예배하시어
무엇을 구하십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부처에 집착하여 구하지 아니하고 법에 집착하여 구하지 아
니하며 대중에 집착하여 구하지 아니하면서,늘 이같이 예배하느
니라.”
“ 예배는 해서 무얼 하시렵니까?”
그러자 대사께서 갑자기 사미승의 뺨을 올려치니 그 사미승은
“몹시 거친 사람이군”하고 대꾸했다.그러자 대사께서 말씀하셨
다.“여기에 무슨 도리가 있길래 네가 감히 거칠다느니 섬세하다
느니 뇌까리느냐!”하고 뒤따라 또 뺨을 올려붙이니,사미는 도
망가 버렸다.
대사께서 제방을 행각하실 적에 남전(南泉 734~843)에 이르
렀다.하루는 점심 공양을 할 때 발우를 들고 남전의 자리에 가
서 앉으셨다.남전이 내려와 보고는 대사께 물었다.
“장로께서는 어느 시절에 도를 행하였소?”
“ 위음왕 부처님 이전부터입니다.”
“ 그렇다면 내 손자뻘이 되는구먼.”
그러자 대사는 곧바로 내려와 버렸다.
310 선림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