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6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P. 316

道無禪師오 師云 不道無禪이며 祇道無師노라 後潙山擧此因緣問仰
                山하야 云 意作麽生고 仰山云 鵝王擇乳에 素非鴨類니라 潙山云 此
                實難辨이로다.


              20.배휴의 헌시



                어느 날 배상공이 불상 한 구를 대사 앞에 내밀면서 호궤(胡
              跪)합장하며 말씀드렸다.
                “청하옵건대 스님께서 이름을 지어 주십시오.”
                “ 배휴!”
                “ 예!”
                “ 내 너에게 이름을 다 지어 주었노라.”
                그러자 배상공은 곧바로 절을 올렸다.
                하루는 상공이 시(詩)한 수를 대사께 지어 올리자 대사께서

              받으시더니 그대로 깔고 앉아 버리면서 물었다.
                “알겠느냐?”
                “ 모르겠습니다.”
                “ 이처럼 몰라야만 조금은 낫다 하겠지만,만약 종이와 먹으로
              써 형용하려 한다면 우리 선문(禪門)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상공의 시가 이러하였다.


                대사께서 심인을 전하신 이후로
                이마에는 둥근 구슬 몸은 칠척 장신이로다.
                석장을 걸어 두신 지 십 년 촉나라 물가에서 쉬시고
                부배(浮杯)에서 오늘날 장(漳)의 물가를 건너왔네.
                일천 무리의 용상대덕들은 높은 걸음걸이 뒤따르고

                만리에 뻗친 향그런 꽃은 수승한 인연을 맺었도다.





              316 선림보전
   311   312   313   314   315   316   317   318   319   320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