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0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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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마음법이니라.
                홀연히 한 생각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허깨비인 줄 분명히 알
              면 곧 과거의 부처님에게로 흘러들어간다.과거의 부처님은 또한
              있지도 않고 미래의 부처님 또한 없지도 않다.그렇다고 또한 미
              래의 부처님이라고 부르지도 못한다.반면에 현재의 생각생각이
              일정하게 머물지 않으니 현재의 부처님이라고도 부르지 못한다.
              부처님이라는 생각이 만약 일어날 때에,그것을 두고 깨달은 것
              이라거나 혹은 미혹한 것이라든가,또 이것은 좋은 것이거나 혹

              은 나쁜 것이라고 사량분별하지도 말고,그렇다고 문득 그것에
              집착하여 끊어 버리려 하지도 말아야 한다.그렇지 않고 만약 한
              생각 갑자기 일어나면 수천 겹으로 자물쇠를 채우더라도 가둘
              수가 없고,수만 발의 오랏줄로도 그것을 묶어 두지 못한다.이
              미 이와 같은데 어찌 그것을 없애려고 하고 그치게 하겠는가?
              분명히 너희에게 말하노니,너희의 이 아지랑이 같은 의식이 어
              떻게 저 생각을 끊어 버려서,아지랑이 같은 데다 비유하겠느냐.
              너희가 가깝다고 말하면 시방세계를 두루 찾아도 구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멀다고 말하면,볼 때에 단지 눈앞에 있어서 쫓아가면

              더더욱 멀리 가 버리며,피하려 하면 또 쫓아와서 취할 수도 버
              릴 수도 없다.
                그러므로 알라.모든 법의 성품이 스스로 그러하여 그것을 근
              심하거나 염려할 필요가 없다.앞생각이 범부이며,뒷생각이 성
              인이라는 말처럼 손을 뒤집는 것과 같으니,이것은 3승교(三乘
              敎)의 종극(終極)이다.그러나 우리 선종의 가르침에 의거하면 앞
              생각 또한 범부가 아니고 뒷생각 또한 성인이 아니며,앞생각이
              부처가 아니고 뒷생각이 중생이 아니니라.그러므로 모든 빛깔이
              부처님의 빛깔이며 모든 소리가 그대로 부처님의 소리이다.한
              이치[理]를 들면 모든 이치가 다 그러하므로,한 현상[事]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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