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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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下 131


            감수했습니다.대천세계(大千世界)보기를 한 물거품처럼 하찮게
            여길 따름이었습니다.그러니 어찌 세간에 무슨 유위(有爲)가 있

            으셨겠습니까?그러나 훌륭한 덕을 갖추시자 화려한 누각과 모
            든 장엄한 살림살이가 두루 쌓였습니다.비록 열반하신 지 2,000
            여 년이 지났지만 그 영향력은 온 천하에 가득했습니다.이야말

            로 ‘자기가 버린 것을 도로 자기가 거두어들인다’라는 속담과도
            통합니다.

               보살이 세상을 교화할 때에 혹 구족(具足))하지 못할 경우라
            도 상대방이 나를 돕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않고,오직 6바라밀
            을 철저하게 수행하고 나아가 4무량심(四無量心)을 널리 베푼다

            는 얘기를 들었습니다.그러다가 교화의 기연[化機]이 원만해져
            서 시주하는 사람들이 재물을 봉헌하면 담담하게 그것을 받기도

            합니다.그러면 그 시주한 사람들이 뛸 듯이 기뻐하곤 했습니다.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를 고르게 하는 것을 해탈(解脫)이라 할
            수 있으며,나아가서는 그것이 바로 절간의 살림살이를 돌보는

            복전(福田)인 것입니다.
               요즈음 스님들은 무슨 일을 할 때면 참된 이치를 위배하고
            오로지 나쁜 짓만 하려 듭니다.가령 한 조각의 땅덩어리라도

            마련하지 않으면 많은 재물로 누르고,혹은 엄청난 권세로 군림
            하기도 하고,혹은 죄를 얽어매어 남을 두렵게 하기도 하며,혹

            은 잔재주를 부려 남을 해치기도 합니다.한때에 잠시 권세를
            성취했다고는 하나 모두가 번뇌의 근본이 될 뿐입니다.복전(福
            田)에 무슨 이익이 되겠습니까!그리고는 앞다투어 ‘천 년 상주

            물에 하루아침 중’이라는 말의 장본인이 되고 맙니다.이들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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