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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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下 133


            하고 계십니다.그러니 어찌 굳이 49년 동안 삼백여 회를 국한
            하여 말씀하셨겠습니까.

               모든 보살들의 경우는 보통 사람이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리는 보시(布施)로써 설법을 삼으셨으며,또 남들이 지키기 어
            려운 것을 능히 지키는 계율(戒律)로 설법하셨고,참아내기 어려

            운 것을 잘 참아내는 인욕(忍辱)으로써 설법을 했습니다.나아가
            6바라밀과 4무량심을 닦는 것도 모두 설법이었던 것입니다.관

            세음보살이 32종류의 모습으로 응신(應身)할 적에,천(天)․용
            (龍)․귀신(鬼神)․사람․사람처럼 생겼으나 사람은 아닌 존재
            [人非人]등에 이르기까지 그 모습을 나투는 것이 모두 설법인

            것입니다.그러니 따로 뭐 설법할 것이 있겠습니까!
               위로부터 여러 조사스님들이 나무집게를 들어 보이고[擎叉]

            공을 굴리던 것[輥逑]과,기름을 팔던 것[提油]과,홀을 흔들었던
            것[舞笏]과,강을 사이에 두고 손짓을 했던 것[隔江招手]과,눈
            속에서 마음을 편안히 했던 것[立雪安心]과,초가집에서 빈주먹

            을 세웠던 것[竪空拳於草廬]과,두 다리를 꼬고 바위굴 속에 앉
            았던 것[疊雙趺於巖穴]과,어지러운 세상에서 목탁을 울렸던 것
            [撼木鐸於紫陌江塵之隙]과,누런 갈대 덮인 물가에서 낚싯줄을

            드리우던 것[於絲綸於白覡黃葦之濱]과,땅을 치고 뱃전 드렸던
            것[打地叩舷]과,화살을 눈앞에 꽂아 놓고 참선을 했던 것[張弓

            面壁]과,외로운 봉우리에서 홀로 잠자던 것[孤峰獨宿]과,외길에
            서 서로 만났던 것[狹路相逢]과,소를 받아놓고도 말을 돌려주며
            평상(平常)이라고 말했던 것[得牛還馬而道出平常]과,옹기를 종

            (鐘)이라 부르면서[喚甕作鐘]그 의도는 말 바깥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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