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P. 134

132


            년 상주물이 정․혜(定慧)를 바탕으로 하고 자리이타(自利利他)
            를 동시에 행하지 않았다면 어디로부터 나온 것인지를 전혀 생

            각지 않습니다.혹시라도 그 근본[定․慧]을 잊는다면 이것은 마
            치 연못을 버리고 밝은 달을 부르는 격이며,나무를 버리고 뭇
            새들을 모으려는 격입니다.어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도대체

            어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10.설법하는 형식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객승이 질문했다.
               “설법의식(說法儀式)에는 반드시 우화당(雨花堂)과 수미좌(須
                 18)
            彌座) 를 갖추는데 꼭 그렇게 해야만 합니까?”
               나는 대답했다.
               “의식(儀式)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그렇게 해야 하겠지만,법

            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어찌 그렇게 꼭 해야만 하겠습니까.무릇
            법(法)은 일정한 모양이 없으며,설법 또한 일정한 형식이 있을
            수 없습니다.백주(白麈)의 불자(拂子)를 휘두르고 입술을 나불

            거리는 것은 사상(事相:겉모습)의 설법입니다.부처님의 경우
            는 보리좌(菩提座)에서 일어나시지도 않으며,나가정(那伽定:부

            처님의 선정)에서 나오시지 않고,장광설을 움직이지도 않으며,
            한 법의 모양도 보이시지 않으셨지만,불이 치솟듯이 항상 설법


              18)수미좌 고승들이 설법할 때에 앉는 법좌.그 자리를 수미산에 비유했다.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