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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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下 135


            뛰어들기도 했으며,혹은 고질병에 걸리기도 했습니다.모두가
            달마스님의 제자들이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달마스님이 곧바로 가리킨[直指]뒤 참된 자심(自心)을 깨달

            은 점은 모두 동일합니다.그러나 3세(三世)의 허환(虛幻)으로
            맺어진 업(業)을 받는 점에서는 서로 다릅니다.업보의 인연[報

            緣]에 따라 살아간 측면에서 본다면,그저 고요함을 즐기기 위
            해서 외로운 봉우리에 홀로 머물렀던 것도 아닙니다.또 그저
            시끄러운 것을 좋아해서 시장터에 들어가 교화를 했던 것도 아

            닙니다.그렇다고 제멋대로 교화의 방편을 베풀었다고 해서 이
            단에 빠지는 것도 아니며,한편 불조의 정령만을 다룬다 해서

            정통인 것도 아닙니다.또 제자가 문전에 가득했다 하여 구차하
            게 세속에 영합한 것도 아니며,친구라고는 자기 자신의 그림자
            뿐일 정도로 홀로 살았다 해서 외물(外物)을 끊은 것도 아닙니

            다.세상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은거했다 해서 고상하게 여길
            것도 없으며,명성이 온 우주를 떠들썩하게 했다 해서 자랑할
            것도 못 됩니다.영고화복(榮枯禍福)은 모두가 각자의 인연에 따

            랐을 뿐입니다.
               그러나 금강정안(金剛正眼) 의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세상일
                                        19)
            이란 작은 티끌이 눈앞을 스치는 정도도 못 되는데,어찌 어지
            럽게 애증취사(愛憎取捨)의 쓸데없는 생각을 내겠습니까!그래서



              19)금강정안 금강석처럼 굳세어서 부서지지 않는 눈.바로 부처님의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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