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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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上 33
습니까?대체로 견성의 이치는 말로써 표현할 수 없으며,생각
으로 알 수가 없으며,분별할 수도 없으며,취하거나 버릴 수도
없습니다.그러나 그것은 떠들썩하게 작용을 일으키면서도 움직
였다 하면 그대로가 참입니다.그대들이 한 털끝만큼이라도 알
음알이를 가지고 있으면,본체를 마주하더라도 계합할 수가 없
습니다.요즈음 눈 있고 귀 있는 자들 치고 어느 누구인들 견성
을 말하지 않는 자가 있겠습니까?그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견
성에 대하여 질문을 받으면 ‘그것 아닌 것이 없다’고 대답합니
다.그리고는 교학에서 말하는 ‘모든 법(法)은 마음에서 나타냄
으로써 나온 것이다’라는 말을 억지로 끌어들여 자기 주장의 근
거로 삼고 그대들에게 잘 가르쳐 주겠다고 합니다.말을 하려면
바로 해야 하고 근거를 대려면 분명히 대야 합니다.단지 그런
것과 생각생각 상응하려고 한다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멀어져 가
고 맙니다.그 이유가 무엇인가?명근(命根)이 끊어지고 주체와
객체가 없어진 자리에서 바탕을 보고 깨달은 것이 아니라 다만
5음(五陰)․6식(六識)에 의지하여 통했기 때문입니다.그저 말로
할 때에는 견성한 듯하지만 정확하게 말해 보면 미혹한 것이 아
닐 수 없습니다.다시는 그대의 무명이 몰래 일어나고 사망(邪
妄)이 멋대로 발생하는 대로 지껄이지 마십시오.말할 때에는
엄연히 두 개의 본성이 있는 듯하니 생각생각 상응하기를 기대
하나 그것이 될 일이겠습니까?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견성을
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상응하는 도리를 말하는 것조차 인정되지
않거늘,하물며 상응하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꼭 알아야 합니다.이처럼 잘못된 견해를 가진 사람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