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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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房夜話 上 29
“그렇지 않습니다.달마스님이 인도 땅에서 중국으로 온 뒤
바로 가리키는 가르침[直指之道]이 여섯 번 전수되어 6조 혜능
스님에게 이르렀습니다.또 6조스님으로부터 아홉 번 전수되어
법안(法眼:885~958)스님에게 이르렀고,법안스님으로부터 또
2대(代)가 흘러 영명스님에게 전수되었습니다.그 사이에 훌륭
한 행적과 자취를 보여준 위대한 사람들이 계속 배출되어 고금
을 밝게 비추었으나 교학(敎學)을 연구하는 3장(三藏)학자들은
이 도에 대해 논쟁이 없을 수가 없었습니다.그리하여 영명스님
께서 다생에 익힌 지혜와 말솜씨를 펴서 경전을 망라하여 변론
해 놓은 것이 바로 종경록 입니다. 종경록 은 어느 모로 보더
라도 그 전개가 자유자재하고,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도의 근원
을 만날 수 있습니다.이것이야말로 바로 문자를 사용하여 도를
밝혀 놓은 총지문(總持門)인 것입니다.바로 이 점 때문에 3장
(三藏)을 연구하는 교종의 학자들이 달마스님과 그 제자들을 불
제자가 아니라고 비난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종경록 과 명교(明敎:1007~1072)스님이 저술한 보교편
(補敎編) 의 두 책은 모두가 수백 명의 사상을 정교하게 검토하
고,그 밖의 서적들을 널리 연구해서 만든 것입니다.때문에 이
두 책은 부처님의 진실한 자비를 선양하고 유학자(儒學者)들의
계속되는 질투를 막는 역할을 했습니다.이 두 책이야말로 부처
님과 조사스님들을 호위하는 성벽에 해당합니다.혹자들이 이
책을 보고 말 구절이나 따지고 의리 따위나 해석했다는 꼬투리
를 잡는다면,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정말로 두 스님
들의 진실된 정성과 깊고 깊은 이해가 없었다면,그렇게 비슷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