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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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스럽게 정진하기도 했습니다.고민고민하느라 추위와 더위도
            모두 견디고,잠자고 먹는 일마저도 잊어버렸습니다.죽는 그 순

            간까지도 한순간 화두를 놓지 않았으니,결코 다른 사람에게 쉽
            게 풀어 줄 생각도 하지 않았고 물론 문자나 언어에서 찾으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오로지 그 참된 기연[眞機]이 스스로 드러나

            의심덩어리가 풀리고 나서야 그만두었습니다.종문(宗門)이 생긴
            뒤부터 소위 깨달았다는 사람 치고 이렇게 하지 않은 사람은 아

            무도 없습니다.그렇기 때문에 하나같이 발꿈치가 은밀하고 비
            록 걸음걸이가 느려 보이나,그 힘은 마치 사자가 여러 동물들
            을 놀라 도망치게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그리하여 각 종문에서

            는 위와 같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여 수행의 방법을 설명하게
            된 것입니다.”





               5.영명스님은 왜 여러 가지 수행을 말했습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영명(永明:904~975)스님은  종경록(宗鏡錄)   100권을 저

            술하면서 대승경론을 광대하게 인용하여 우리 달마스님의 바로
            가리키신 선[直指之禪]과 배대시켰습니다.비록 그 뜻은 훌륭하

            다고 하겠지만,어쩌면 언어에 의존하여 연구하고 의리(義理)를
            해석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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