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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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겨서 질문한 것에 유래합니다.옛 사람이 깨달은 마
음자리는 마치 빈 골짜기의 큰북처럼 두들기는 대로
소리가 나듯이 상대에 응했습니다.그러므로 공안이란
다른 사람의 의심덩어리를 풀어 주고 고정된 틀을 깨
주는 데 불과한 줄 압니다.그렇기 때문에 ‘바로 가리
키는 선[直指之禪]에서는 언어나 문자를 중시하지 않
으며 한 법도 남들에게 준 적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
입니다.
대체로 공안이란 선배들이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
어서 마지못해 주고받은 짧은 얘기입니다.그러다 그
것들이 총림에 퍼져 전해 들은 후학들이 이것을 공안
이라고 후에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원래의 공안은 분
명한 이 도리에 근본하였는데,요즈음 총림에서 법을
거량하는 모습은 전혀 이렇지 않습니다.그리하여 부
처가 무엇이냐고 묻거나,달마스님이 인도 땅에서 중
국으로 온 뜻이 무엇이냐고 물으면,삼 세 근[麻三斤]
이다,혹은 똥 묻은 막대기[乾屎橛]이다,혹은 수미산
(須彌山)이다,혹은 망상 피우지 말라[莫妄想]는 등등
으로 대답하기도 합니다.그러나 이것은 다만 도(道)
가 낮은 사람을 인도하려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합니
다.그리하여 오히려 감파(勘婆)․화타(話墮)․탁발(托
鉢)․상수(上樹)등등으로 대답하는 것을 도가 높다고
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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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후학을 제접하는 방편으로 3현(三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