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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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심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입니다.수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7.깨달은 뒤에도 점수(漸修)할 필요가 있습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마음을 깨달은 뒤에도 실천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까?”

               나는 말했다.
               “이것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그대는 마음을

            깨닫는다고 했는데,본래 마음이라는 것이 없는데 어찌 마음을
            깨닫는다 할 수 있습니까?‘깨달음’자체가 성립될 수 없으니
            ‘마음’이라 할 때에도 정작 마음이라 할 것이 없습니다.마음이

            라 할 그 무엇이 없으므로,유정(有情)․무정(無情)을 모두 관찰
            한다 해도 관찰하는 주체가 그것들과 혼융하여 하나가 됩니다.

            그러므로 털끝만큼이라도 자타와 피차의 구별을 지을 수 없게
            됩니다.그렇게 되면 속박도 해탈도 없으며,취할 것도 버릴 것
            도 없게 됩니다.허망과 진실에서도 떠나고,미혹과 깨달음 어느

            것도 아닙니다.일념이 평등하여 만 가지 법이 여여(如如)한데,
            또 무슨 실천 수행할 일이 있겠습니까?”

               객승이 또 말했다.
               “깨달았다 하더라도 오랜 세월 동안에 쌓인 무명(無明)의 미
            세한 염습(染習)이 아직 보고 듣고 하는 데 남아 있어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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